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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이야기111]‘철밥통’내려놓고 독서공간 만들어가다

편집/기자: [ 김영화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9-09-12 11:22:56 ] 클릭: [ ]

--독서에 심취한 전동빈,조예화부부의 이야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뛰여드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종종 뉴스로 전해지기도 한다. 허나 월급을 주요 수입원으로 하는 그런 직장을 그만두고 금전적인 수익이 없는 공익사업에 뛰여드는 사례는 그리 흔치 않다. 7년간의 노력으로 쌓아올린 공무원직을 내려놓고 ‘연변주전민독서협회’라는 공익사업에 뛰여들기까지, 주위의 만류를 뒤로 한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멋진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한 젊은 조선족 부부의 이야기가 일전에 공개되여 아낌없는 박수를 받고 있다.

전동빈, 조예화 부부

“나만의 도서실 마련, 꿈꿨던 적은 있으나 사실 저희도 처음에는 이렇게 크게 차릴 계획은 아니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책이 좋아 모인 몇몇 사람들의 모임이 이렇게 ‘판’을 키웠지요. ”

“책이 좋아서…” 젊은 부부가 가정집에서 지인들과 함께 가졌던 독서모임이 불과 5개월도 안되는 사이 2000여명의 독서애호가들을 한곳으로 불러 모았다면 쉽사리 믿겨질가? 물론 그 사이 규모도 커졌고 장소도 넓은 곳으로 옮겨졌다. 뿐만 아니라 정식으로 정부의 비준을 받고 비영리성 사회민간인단체 등록도 마쳤다.

오로지 자신들의 ‘지독’한 독서취미와 마음속 깊이 꿈틀거리던 ‘꿈’ 하나로 과격할만치 밀어부친 이들은 바로 네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80후 세대 전동빈(32세), 조예화(32세)씨 부부이다.

“학창시절부터 소문한 책벌레였죠.”

전동빈씨의 중학교 동창이자 안해인 조예화씨가 그간 지켜봐온 남편의 인생에는 그야말로 책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대학졸업 후 공무원시험에 합격되여 순탄한 공무원 직장생활을 이어가던 남편이 2년 전 돌연 ‘철밥통’직장을 그만두겠다는 ‘폭탄발언’을 했다. 공무원으로 되기까지 피타는 노력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응원하며 지켜봐왔던 가족들은 당연히 만류했다. 그러나 확고한 그의 고집은 쉽사리 꺾이지 않았다. 직장에서 맡은 바 사업에서도 꽤 성과를 올렸고 직장생활이 딱히 적성에 맞지 않았던 것도 아니였지만 더 큰 세상의 모습도 궁금하다는 남편의 큰 꿈을 믿어보기로 하고 안해 조예화씨는 돐이 지난 딸애를 데리고 남편과 함께 싱가포르 류학길에 올랐다. 결국 그들은 낯선 이국땅에서 또 다른 삶을 살아보기로 했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 그 곳에는 자그마한 도시라도 1km가 멀다하게 서점이나 도서관들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그런 곳에는 항상 사람들로 붐볐구요. 워낙 책을 좋아하는 저희로서는 힘든 타향생활에서 그 곳만이 가장 의지할만한 친구같은 존재였어요. 아마 저도 모르게 그 시절에 새로운 꿈이 움텄던 것 같습니다. 우리도 고향으로 돌아가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멋진 공간을 만들어야 겠다는 꿈을 꿨죠.”

또 다른 나라 뉴질랜드에서 그들이 보았던 독서풍경도 싱가포르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평소 책을 많이 읽는 편이라고 생각했던 자신도 그 곳에서는 명함장도 내밀기 부끄러울만큼 외국인들의 독서수준과 량은 상당했다. 말 그대로 책은 외국인들의 일상생활에서 떼여버릴 수 없는 한 부분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2년간의 류학생활을 마치고 연길로 다시 돌아온 두 사람은 일단 작게나마 실천에 옮겨보기로 했다. 첫 독서모임을 열고 지인들 중에 책읽기 좋아하는 몇몇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그들 부부의 집에는 2000여권의 도서가 소장돼 있었기에 독서애호가들한테는 꽤 좋은 ‘독서 아지트’로 되기에 손색이 없었다. 한참동안 책을 읽다가 머리를 들어 눈빛을 맞춰가며 서로 교류하고 또 다시 책속으로 파고 들고… 책을 읽어서 좋고 또 그런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독서모임은 그야말로 꿈같은 시간이였다. 륙속 소문을 듣고 찾아온 지인의 지인, 또 다른 독서애호가들… 몇주 사이 삽시에 수십명의 독서 동인들이 생겨났다.

독서모임은 계속해 이어가고 싶었으나 모임장소가 가정집인지라 수용인원의 한계를 느낀 그들은 그때로부터 독서모임의 규모를 늘려가리라 마음 먹었다. 마침 그들의 소유로 있던 임대 영업집이 기한이 거의 끝나가던 시점에 그들은 아예 그 곳을 독서실로 만들기로 작정했다. 410평방메터에 달하는 널직한 공간을 사비를 털어 독서공간으로 꾸몄다. 기초적인 시설을 갖추어 놓고 5월에는 정식으로 민정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으며 드디여 ‘연변주전민독서협회’라는 간판을 내걸고 대외에 개방할 수 있게 되였다.

“일단 막무가내로 시작은 해놓았는데 부족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였습니다. 사면을 둘러가며 짜놓은 책장에 집에 소장했던 책 2000권을 갖다놓으니 공간을 메우기에 턱없이 부족하더라구요. 다행히 함께 독서모임을 이끌어가던 회원들의 도움으로 지금의 이 공간을 메워갈 수 있었습니다.”

의욕만으로 하루 아침에 독서실을 완벽하게 구비할 수는 없었다. 독서그룹의 성원들은 다 읽은 책은 집에 두면 그냥 페지로 되지만 다른 사람한테 공유하면 무한한 재부로 된다며 자신들이 갖고 있던 책들을 독서협회에 갖다 꽂기 시작하더니 현재는 만여권으로 늘어났고 회원도 1200여명으로 대가정을 이뤘다.

아담하게 꾸며놓은 그들의 독서실에는 특별히 ‘공유’하는 공간이 눈에 띄게 많았다. 책부터 시작하여 필기노트, 연필, 우산, 선풍기, 투영기, 벽화까지 모두 회원들이 집에서 갖고 와 ‘협찬’한 공유물품들이였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매 책상우에 놓여진 ‘합석을 제창합니다’라는 문구였다. 조용히 홀로 떨어져 앉는 것도 독서에 좋지만 독서애호가들끼리 상호 교류를 진행하도록 마련된 책걸상마다에서 그들의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었다.

유치원생부터 퇴직 로인들까지 다양한 년령층의 독서애호가들이 찾는 이 협회는 아무런 회원가입비나 장소비 없이도 말 그대로 무료로 마음껏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기에 독서애호가들한테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어 보였다. 지어 ‘회원제’라는 개념도 따로 없이 책을 보는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한테는 대외개방시간에는 언제든지 드나들 수 있게끔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

“아무 비용도 받지 않으니 가끔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 잠시는 무료이긴 하나 차차 광고나 협찬으로 금전적 리익을 올리려는게 속셈이 아니냐는 질문도 여러번 받아보았지만 저희는 이 공간으로 돈을 벌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지금까지도 전부 개인의 비용과 회원들의 노력으로 장만되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희는 금전적으로 여유가 넘쳐나는 부자도 아닙니다. 다소 리해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다함께 정신적인 재부를 늘려가려는 이 일을 언제부터 꿈꿔왔고 그것을 실천에 옮겼을 뿐이예요.”

“손안의 휴대폰으로 세상만사를 듣고 보는 세상이 되였지만 책장을 직접 넘겨 읽는 책에는 생명이 느껴진다고 할가요? 눈으로 읽고 머리로 사고하며 손으로 책페지를 넘기기까지, 가장 오리지널하지만 립체적으로 읽어왔던 책읽기만의 매력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눈, 머리, 손이 기억하는 독서는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바뀌여도 영원히 인류에게 주는 ‘자양분’같은 그런 존재이니깐요.”

조용한 수면에 던져진 작은 조약돌이 큰 파장을 일으키듯, 그 어떤 욕심도 없이 전사회적으로 전민독서 분위기가 형성되는 데 작인 '조약돌'이 되고 싶다는 이들 부부의 속깊은 선행으로 마련된 이 공간에서 독서라는 긍정의 큰 '파장'이 전 사회적으로 일게 될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길림신문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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