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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칼럼] 손님초대밥상을 두고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8-07-09 14:52:51 ] 클릭: [ ]

김춘식 
손님초대밥상을 두고 사람마다 각이한 생각을 갖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그래도 푸짐히 차려야 성의를 충분히 표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들은 검박하게 차려도 대방의 환심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 간 한 한국인이 친구네 집으로 초대되였다. 저녁때가 되자 친구의 며느리가 저녁밥상을 올려왔다. 시아버지 밥상 하나, 손님 밥상 하나, 남편 밥상 하나였다. 이렇게 밥상이 세개인데 작은 밥상마다 밥 한그릇과 된장국 한그릇, 반찬은 꽁치 하나 구워놓고 단무지 다섯개를 썰어놓았다. 그리고 자그마한 김 일곱장, 시금치를 데쳐 썰어놓은 데다 갓을 좀 올려놓은 것 뿐이다.

이것이 외국에서 온 시아버지의 친구를 초대하는 밥상이다. 만약 우리 조선족 녀성들이라면 아마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렸을 것이다.

벤츠회사는 독일에서 제일 큰 공업집단회사인데 한번은 슈트트가르트에서 년도보고회를 하면서 일부 기자들을 초청했다.

집행 행사를 회사 행정본부 식당에서 거행했는데 식사 때 매 사람당 국 한공기, 남새샐러드 한접시, 고기 한덩어리와 감자료리를 내주었다. 손님들은 빡빡 긁어먹었다. 어떤 손님들은 빵으로 접시에 발린 남새국물까지 찍어먹었는데 아주 자연스러웠고 ‘얼굴이 깎일가봐’ 걱정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식사 후에 자기절로 선택하는 단음식을 공급했는데 식사량이 많은 사람은 자기절로 더 보충할 수 있었다.

만약 우리라면 식탁이 좁을세라 산해진미를 가득 차려놓았을 것이다.

내가 이번에 한국에서 돌아와 고향에 정착하게 되자 여러 친척들이 번갈아가며 우리 식구들을 초대했는데 집에서 초대하든 음식점에서 초대하든 식탁마다 너무나 푸짐했다. 료리가 십여가지씩 되는 데다 접시마다 량이 또한 많아서 절반도 먹나 마나 했다. 어떤 음식에는 겨우 저가락 몇번 오갔을 뿐이다.

음식을 좀 적게 올리라고 미리 귀띔해도 어쩌다 초대하는 귀인인데 어떻게 약소하게 대접하냐며 듣지 않았다. 내가 계산해보니 끼니마다 천원씩은 소비하는 것 같았다.

옛 직장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적어서 몇년 많이는 20여년이나 함께 지냈던 동료들이라 귀국하자 마자 돌림으로 식사초대를 하는데 역시 식탁마다 풍성했다.

그대로 버려지는 음식도 아깝고 음식값도 만만치 않아 좀 적게 주문하라고 말해도 막무가내였다. 뭐, 그러면 성의가 부족하다나? 그래서 후에는 별수없이 이 핑게 저 핑게를 대며 극력 초대를 막는 수 밖에 없었다.

귀한 친척이라고 반가운 동료라고 진정을 다해 대접해주는 그 성의는 너무 감사하지만 그들이 번마다 적지 않은 돈을 팔고 또 많은 음식을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들은 손님초대에서의 과소비는 체면 때문이란다. 과소비는 어떻게 보면 랑비이다. 랑비는 최대의 수치이고 절약은 문명의 표징이다.

절약이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자는 것이지 한끼 굶자거나 식사를 적게 하란 말이 아니다. 입에 맞게 먹을 수 있을 만큼 음식을 장만해 식탁을 꾸미라는 것이다.

손님초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평소보다 색다른 음식 하나만 더 올려도 괜찮다. 손님을 초대하는 식탁에서 차린 음식이 꼭 남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주인의 진심어린 성의를 표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절약은 결코 린색이 아니다.

절약을 린색과 혼돈해서는 안된다. 위인이고 부자라도 자신이 쓰는 비용이나 남을 위해 쓰는 비용을 랑비함이 없이 아껴쓸 것을 권장한다. ‘소 같이 벌어서 쥐 같이 먹어라’는 속담이 있다. 우리는 어렵게 마련되는 돈을 가치없이 허영심을 만족시키는 데 써서는 안된다.

프랑스 사람들은 손님을 후하게 대접하는 례의는 지키고 있지만 음식에 대해서는 거의 개의치 않는다고 하는데 이는 유럽인들의 공통점이다. 이는 우리가 따라배워야 할 바이다. 한국인들도 손님초대에서 우리처럼 상다리 부러지게 차리지 않는다. 전문점에 가서 순대국 한그릇이나 뼈다귀국 한그릇, 김치찌개 한그릇에 막걸리 한두병이면 그만이라 역시 공감이 가는 손님초대법으로 되기에 손색이 없다.

 

                                                                                               길림신문/김춘식(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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