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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춘봉 서울나들이]‘지하방’에서 ‘아빠트’에 이르기까지

편집/기자: [ 전춘봉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7-08-01 13:00:43 ] 클릭: [ ]

지난 7월초의 일요일, 서울에 있는 한 친구가 새 아빠트에 입주했다며 자랑을 늘여놓기에 한번 가본 일이 있다. 금천구의 한 아빠트단지내에 3억 5,000만원(한화, 이하 같음)을 들여 산 집인데 얼핏 보아도 고급스럽고 호화스러워 "인젠 신세 고쳤군 그래”라고 부러움을 내비쳤더니 친구가 하는 말이 “이 8년간 난‘계단식’삶을 살아왔네.” 하고 대꾸하는 것이였다.

왜 ‘계단식’삶이라 할가? 궁금하여 물었더니 친구는 “그것도 몰라.” 하고 피씻 웃으며 자신의 한단락 경력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것이였다.

그도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8년전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행에 올랐다. 처음엔 의지가지없는 신세라 길을 지나다가 한 단체에서 잠자리를 해결해준다고 써붙였기에 들어가 보니 한달에 6만원만 내면 먹고 자고할 수 있다기에 일단 단체에서 묵게 되였다. 꼬박 석달 동안을 단체 지인들이 소개해주는 일당을 맡아 좀씩 자금을 축적하게 되였는데 아껴쓰고 아껴먹으면서 어느 정도 혼자서 자립할 수 있는 돈을 장만하자 부근의 한 고시원에 옮기게 되였다.

고시원은 비록 비좁고 여러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친구는 이곳에서 꼬박 3년을 보냈다고 했다. 그러던중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는 과정에 운이 좋게도 작업반장을 맡으면서 돈을 점점 잘 벌게 되였고 보다 널직한 지하방을 세내여 들면서 3년이란 고시원 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되였다. 그 후 지하세방살이도 3년, 좀더 발전해 그 세방살이에서 벗어나 한 빌라를 전세 맡고 2년간 살았다 한다.

처음의 단체에서부터 오늘의 아빠트에 이르렀으니 이것이 ‘계단식’이 아니고 뭔가고 친구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면서 인젠 아빠트를 갖췄으니 중국에 있는 안해까지도 데려올 생각이라고 했다.

현재 한국에는 70만명이란 조선족이 거주하고 있는데 거의 모두가 이와 같은 ‘계단식’삶을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처음에는 친구나 친척집, 지하방, 다음에는 지하방 웃층, 더 나아가 빌라, 그리고 세방살이에서 전세집, 계속하여 아빠트에까지 이르니 한계단 한계단 올라 결국 정상에 오르는 과정이 아니겠는가? 

누구든 서로 만나 서울이든 지방이든 아빠트에서 살고 있다면 한국에서의 삶이 괜찮은 걸로 안다. 반면 지하방에서 산다고 하면 지금도 그 정도냐고 비양거리기가 일쑤다. 사실 막벌이하는 사람으로 한국에서 아빠트 한채를 장만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하방’에서 ‘아빠트’에 이르기까지 그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과 분투가 있어야 하는지 한국에 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짐작이 갈 것이다.

아직까지도 한국에는 지하방에서 살고 있는 조선족들이 엄청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느 날엔가 그 침침하고 곰팡이 냄새 나는 지하방에서 사는 조선족이 없어진다면, 아니 누구나 그 지하방에서 탈출한다면 조선족들의 삶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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