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은빛 발자취] 웃음꽃 활짝, 행복 가득한 황혼
문화 소양 높은 장춘경제기술개발구조선족로인협회

지난 5월 23일, 협회 정기 활동을 마치고 함께한 회원들. 중간줄 왼쪽으로부터 일곱번째가 배운산 회장.
웃음꽃 피는 우리 회원들
장춘경제기술개발구조선족로인협회는 2007년 8월 20일, 작은 씨앗 하나가 땅에 닿듯 조용히 첫발을 내디뎠다. 올해로 19년째. 초기 60명이던 회원은 145명까지 늘었다가 지금은 77명이 함께하고 있다. 그중 33명이 당원이고 당령 50년이 훌쩍 넘은 원로 당원이 18명에 이른다. 창건 100주년이 되는 지난 2021년에 그들은 당중앙이 건네준 영광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80세 이상 어르신이 절반을 차지하고 90세 이상이 다섯명, 가장 년세가 많은 분은 무려 96세이다. 지금까지 이들은 고정된 활동 장소 없이 8차례나 자리를 옮겨야만 했다. 2025년 봄, 배운산 회장의 간절한 노력 끝에 조양구 청하가두 보경사회구역이 무료 활동장소를 내주었다. 비로소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회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고 김수영 작사, 김은철·고 허성일 작곡으로 된 〈협회가〉이다.
우리는 자랑찬 새시대의 로인들/
청춘도 충성도 조국에 바쳤네/
아름다운 문화도시 장춘에서 만나/
다정한 로인협회 한집식구 되였네.
배운산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회원들은 정치적 각오와 문화 소양이 높을뿐더러 아주 다재다능합니다. 친형제자매처럼 진심으로 서로 돕고 어려움이 있을 때면 더욱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는 훌륭한 조직입니다."
협회는 '협회 내의 영웅' 따라배우기 활동을 통해 고 윤수범, 고 윤영학 등 선진 회원들의 삶을 되새기며 모범 시어머니와 모범 며느리 등 우수한 녀성회원들의 사례도 적극적으로 따라배웠다. 단순한 친목모임을 넘어 서로의 삶을 존중하고 함께 숨쉬는 공동체, 그것이 바로 이 협회이다.

2022년, 협회 설립 15돐 경축무대를 마친 무용대원들.
노래·춤·창작, 그 열정은 젊음 못지 않아
평균 년령 80세. 그러나 그들의 열정은 오히려 젊은이들 버금가라면 서러울 정도이다. 협회는 회원들의 창작 활동을 제창하고 발굴하며 널리 알리는 데 힘써왔다.
협회 회원들이 펴낸 작품으로 최금란 회원의 《추억의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들》과 《석양으로 엮은 선물》, 최돈걸 회원의 《천자문 해석》과 《겨레에 바치는 마음》, 고 윤수범 회원의 《법률과 나의 인생》 등이 있다. 이 책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로년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혜와 인생의 회고를 담고 있다. 같은 세대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얻었고 협회 우수회원들의 이야기도 생생하게 기록되여 있다.
음악 창작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회원들이 창작한 노래로는 〈협회가〉, 〈우리도 청춘〉, 〈장춘아리랑〉, 〈역사의 강, 눈물의 강〉, 〈북경올림픽 우리의 자랑일세〉 등이 있다. 이 노래들은 매주 활동 때마다 회원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어느덧 협회의 상징이 되였다.
남하진 회원은 노래집 《우리의 노래》를 자비로 펴내 협회와 여러 단체에 무상으로 나누었고 김경선 회원은 합창곡 〈협회 생일 경축하세〉를 작곡해 협회 기념일 무대를 빛냈다.
협회 두 회원이 운영하는 '노래교실'은 작은 기적을 낳았다. 발성을 깨우친 회원들의 목소리에서 나이를 잊은 아름다움이 흘러나왔다. 2025년 전국조선족로인협회련의회 문예경연에서 이들 두 회원이 지도한 녀성 독창과 혼성중창은 금상을 안았다. 길림성 중로년 음악콩클 금상도 협회 회원의 몫이였으며 장춘시조선족군중예술관 노래경연에서도 협회 회원 5명이 1등상, 4명이 2등상을 수상했다.
무용 또한 빛난다. 김룡옥 회원이 15년 동안 지도한 무용만 38개 종목, 그중 창작만 25개에 달한다. 《장고춤》, 부채춤 《활짝 핀 진달래》, 《동이춤》이 대표작이다. 10명의 악대는 김은철 부회장의 지휘 아래 협회의 흥을 돋운다.
헌신으로 일군 회원들의 이야기
◆ 마음으로 나누는 정
"모든 것은 협회와 회원을 위해."
배운산 회장의 이 한마디가 협회의 숨결이다. 매년 설립 기념일이면 80세 어르신들에게 붉은 꽃을 달아드리고 정성스러운 큰상을 차려 올린다. 중병에 걸리거나 어려움에 처한 회원에게 이미 수만원의 손길이 닿았다.
초대회장 송철봉은 이렇게 회고한다. "우리 협회는 회원 가정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했습니다. 기쁨은 배로, 슬픔은 서로 나누며 축하와 위로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오랜 전통입니다."
어르신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기꺼이 마음을 연다. 무더운 여름철, 땀 흘리며 춤 연습하는 회원들을 보며 랭면 값을 건넸고 연습으로 바쁜 이들을 위해 밥과 수박, 간식, 찹쌀떡, 닭알, 옥수수를 안고 오는 이들도 있다. 활동이 끝나면 도우미 당원이 거동이 불편한 회원을 택시에 조심스럽게 태운다.
모두로부터 '김선생'이라 불리는 김룡옥 회원. 그는 15년 동안 무용을 지도하며 회원들에게 연습복과 간식을 챙겼고 상금은 아예 협회에 들여놓았다. 이젠 년세가 많아 무용 책임을 내려놓았지만 여전히 협회에서 그의 손길을 기다린다. 젊은 회원들은 어르신들을 공경하며 무거운 일을 앞장서 한다.
◆ 물질로 보탠 힘
설립 초기 활동장소는 난방도 안되는 장소였다. 문이 떨어져 나가 찬바람이 그대로 들이치자 한 회원이 집에서 이불을 가져와 덧대기를 했다. 추운 겨울에 수도관이 얼어터지자 밤새 물을 퍼냈다.
녀성 회원들은 무용부채 70여개를 손수 만들었고 후근 부회장은 직접 무용복을 재봉했다. 회원들은 음향기, 선풍기, 악기 등을 협회에 기증했고 40여명이 76차례에 걸쳐 현금과 물품을 기부했다. 두쌍의 부부가 각각 1만원씩 헌납해 순식간에 7만여원이 모이기도 했다.
배운산 회장은 말한다. "우리 회원들 가운데는 훌륭한 시어머니, 환갑을 넘긴 효도 며느리, 훌륭한 계모까지 있습니다. 그들의 정신이 함께하기에 이 대가정이 화목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 회원의 말이 더없이 가슴에 닿는다. "여기는 인생길의 마지막 조직입니다. 함께 있으면 행복합니다."

2023년, 협회 설립 16돐 경축활동을 마치고 함께한 회원들.
배움에는 늦음이 없다 정치와 법률과 건강까지
늙어도 배움을 멈추지 않겠다는 마음. 그것이 협회의 또 다른 자랑이다. 정치, 법률, 건강, 그 무엇도 가리지 않는다. 전국 당대표대회 정신, 습근평 총서기의 저작, 당의 력사, 최신 과학기술까지 경상적으로 학습해왔고 학습후엔 심득발표회로 리해를 더한다.
변호사 출신 회원의 '재산 분배' 강의와 의사 출신 회원의 건강 강의는 큰 호평을 받았다. 명절이면 그 유래와 음식, 생활 상식을 함께 익히는 '일석이조'의 시간도 갖는다.
독서와 지식경연에도 적극적이다. 중국국제방송국 설립 70주년 '세계지식경연'에서 회원 3명이 1등을 따내고 30여명이 입상했다. 7가지 신문과 간행물에 기사 50여편을 투고해 협회의 기풍을 알렸다.
체험과 나들이, 그리고 '영상 장기자랑'
협회는 가슴뛰는 체험도 함께한다. 2019년, '오야신생활관'에서 한 건물 안에 모여 공연과 영화, 점심, 쇼핑을 한번에 즐겼다. 2021년에는 위만주국 시기에 지어진 중국인민은행 옛 청사를 찾아 해방전쟁의 력사를 들었다.
회원들은 야외활동도 즐긴다. 장춘백화원, 장춘백목원, 그리고 수림 속 려행. 그들의 발걸음은 지금도 멈추지 않는다.
2022년 특수 시기, 협회는 '영상 장기자랑'을 열어 58명이 노래, 춤, 미술, 료리 등 각자의 재주를 영상에 담아 위챗방에 올리며 서로 응원했다. 5일간의 행사는 신문과 잡지에 소개되였다.

사회를 향한 온정의 손길
◆ 미래 세대를 품다
협회는 장춘시소년범교도소(현재 길림성미성년교도소)와 련계해 '대리할머니, 대리할아버지'로 나섰다. 면회 때마다 120여명 회원들이 정성껏 모은 식품과 옷, 신발을 전하며 소년범들의 손을 잡아주었다. 7년 동안 부모의 얼굴조차 보지 못한 아이도 그 손길에 감화되여 조기 출옥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한족 소학생을 한 회원이 돌보기 시작해 아이가 학교 우수생이 되는 기적도 일어났다. 장춘시조선족제2중학교(쌍양구조선족학교)에 몇년간 장학금과 옷 500여벌, 바이올린과 전자풍금을 전했다. 백혈병에 걸린 대학생과 경제난에 허덕이는 대학생에게도 성금을 모아 지원했다. 그외에도 서란시, 연길시, 화룡시와 내몽골 모 고아원의 곤난 학생들에게 성금 1만 4,000여원을 지원했다. 고 윤영학 회원은 어려운 가정형편임에도 곤난 학생들에게 현금 4만여원을 지원해 훌륭한 미담으로 내려오고 있다.
◆ 지역사회와 함께하다
협회는 당창건 100돐 문예공연에서 무용 〈영원히 당을 따라 나가리〉로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고 합창단은 장춘시민족사무위원회 주최 행사에 참가했다. 양로원 위문공연에선 어르신들의 손을 붙잡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문천·아안 대지진 때는 3만여원의 성금을 전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배운산 회장은 조용히 말했다. "당의 지도와 력대 회장단의 분투, 그리고 회원 한명한명의 재능과 열정이 모여 오늘의 성과와 명예를 이루었습니다. 우리는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다정한 인연을 쭉~ 이어가고 싶습니다!"
좌중에서 다시 노래가 흘러나온다.
사랑이 넘쳐나네/
한백년 살아보세/
/박명화, 정현관 기자
编辑:유경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