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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식, 바이든 시대의 미중 관계 전망

편집/기자: [ 박명화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1-02-01 10:11:26 ] 클릭: [ ]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주최한 '신시대 중ㆍ미 관계'를 주제로 한 화상 세미나에서 락옥성(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對)중국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조 바이든 새 행정부에 협력 관계의 회복을 촉구했다. 그는 "중미 관계가 투키디데스의 함정(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은 결국 충돌하게 된다는 국제관계 이론)에 빠지느냐의 여부는 운명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이라며 미중 량국이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회복, 기후 변화 등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신시대 미중 관계가 상호 존중(Respect), 혼란 전환(Reversal), 협력 재개(Renewal), 책임 담당(Responsibility) 등 '4R 관계'로 바뀌여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의 핵심인사인 락옥성 부부장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의 바이든 새 행정부의 출범에 따라 미중 관계가 갈등에서 협력으로 전환되여야 한다는 중국측의 립장을 밝힌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 역시 새 행정부의 외교라인이 셋업되면서 대(對) 중국 외교 전략을 재검토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중 관계의 회복을 위해 중국이 적극적인 립장인 반면 미국은 아직 명확한 립장 정리를 하지 못해 량국 관계는 당분간 트럼프 시대의 전면적 갈등의 국면에서 벗어나 비교적 차분한 탐색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의 안보책임자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4가지 대(對) 중국 접근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지난 29일(현지 시간) 미국평화연구소(USIP)의 주최로 열린 화상 세미나에서 내부 문제 해소와 동맹 규합, 기술 경쟁, 행동 준비 등 4가지 해법을 주장했다.

첫번째 '내부 문제 해소'는 중국과의 체제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미국의 내부 갈등을 정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번째 '동맹 규합'은 동맹과의 연대를 구축해 중국을 압박한다는 것이다. 세번째 '기술 경쟁'은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팅, 생명공학, 청정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동맹과 협력해 미국의 기술 우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네번째 '행동 준비'는 위와 같은 조건을 바탕으로 중국에 대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압박을 가한다는 것이다.

설리번 안보보좌관의 이같은 구상은 미국의 새 행정부가 중국을 현실적인 위협으로 간주하고 과거 트럼프식의 시끄럽고 요란하기만 한 대(對) 중국 압박정책 대신 시스템에 기반해 정교한 압박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 이 같은 미국의 의도는 과연 효과적일까? 미국은 코로나19 방역이나 경제 위기, 기후 변화 등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을 외면할 수 있을까?

우선 미국의 내부 문제를 들여다 보면 트럼프 시대에 폭발한 다양한 갈등 요인이 쉽사리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극심한 양극화와 흑백 인종갈등 등 내부 모순이 중첩된 데다 트럼프가 미국의 분렬 싸움을 멈출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바이든 시대에도 여전히 미국은 분렬양상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맹의 규합도 녹록지 않은 문제이다.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비중이 25%이고 동맹국의 비중이 25%인 만큼 50%를 규합해 대(對) 중국 레버리지를 확보해 공략한다는 것이 미국의 구상이다. 그러나 동맹들의 미국에 대한 신뢰는 이미 깨졌고, 동맹의 원심력이 커졌다는 데 문제가 있다. 또한 동맹국들이 중국과 경제적인 리해관계가 뒤얽힌 만큼 단일대오의 대(對) 중국 압박전선을 구축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의 기술 혁신 속도가 빠른 데다 동맹국들이 일사불란하게 협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이 대(對) 중국 압박정책의 틀을 바꾸려고 해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트럼프 방식으로는 안된다는 것은 확실한데 새로운 전략의 틀을 짜기에는 아직 미국의 력량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코로나19 방역과 기후 변화 등에 대한 협력은 거부할 명분이 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바이든은 정계에 입문해 36년간(19732009) 델라웨어주 연방상원의원을 력임하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20092017)을 지낸 인물이다. 비즈니스맨 출신의 트럼프와 달리 평생을 선출직 공직으로 보냈다. 그런 그가 보여줄 미중 관계의 앞날이 주목된다. 확실한 것은 그가 적어도 트럼프 처럼 시끄럽고 요란한 미중 관계를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권기식의 프로필: 한겨레신문 기자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 등을 력임했다.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일본 외무성 초청 시즈오카현립대 초빙교수, 중국 외교부 초청 칭화대 방문학자로 활동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

[주: 한국의 저명인사가 쓴 글로서 한국 표기를 그대로 두었으니 량해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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