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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옥]“왜 우리 말 잘 못하나?”, 나부터 반성 필요

편집/기자: [ 홍옥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7-05-12 14:18:49 ] 클릭: [ ]

어느날 길가에서 친구를 만났는데 곁에 있는 아이보고 “전에 널 가르치시던 선생님이신데 빨리 인사해라”고 한어로 말했다. 애는 기꺼이 나를 보고 역시 한어로 “로오쓰 호우?”고 인사했다. 그러자 친구가 또 한어로 “애두 참 왜 우리 말을 그렇게도 하기 싫어하니?”고 나무람 했다. 그러면서 나를 보고 “이 애가 한어 말만 해서 참 속상해요. 자칫하면 ‘한족애’란 말 듣겠어요. 그렇게도 우리 말을 하라고 해도 말 잘 안들으니”고 말했다. 그러자 애가 제꺽 “엄마는 왜 늘 나와 한어 말 만 하는 가요? 그러니 나도 한어 말 하는 거지요”고 반박했다. 그애의 되알진 반박에 친구는 “엉?…엉…”할 뿐이였다.

이 몇년간 나는 조선어를 가르치면서 이와 류사한 일들을 많이 목격했다. 방학이면 한족학교에서 공부하던 조선족애들도 우리 글을 배우러 오는데 첫날 어머니 혹은 아버지가 데려다 준다. 그런데 거개가 애하고 한어 말을 많이 했다. 애가 조선 말을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그러면서도 나보고 애가 집에서 조선 말 하기 싫어 하는데 좀 조선 말을 하게 끔 부탁드린다고 했다. 내가 애들을 보고 집에서 왜 조선 말을 하지 않는가고 물으면 애들 모두 부모들이 먼저 한어로 대화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그냥 한어 말만 하다보니 그것이 습관이 된것 같다. 그러면서도 애가 한어 말만 한다고 하소연 하다니? 누구탓이란 말인가?

여기에서 한가지 감동적인 사연을 말하고 싶다.

재작년의 일이다. 대학을 졸업한 한 젊은이가 조선 글을 배우러 왔다. 본인이 배우고 싶어 온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핍박이란다. 어릴 때 한족학교에 보낸 걸 뒤늦게야 후회하면서 조선족으로서 우리 글을 모르고 우리 말을 잘 모르면 수치라 생각한 아버지란다.

공부를 시작한 첫날 젊은이 아버지가 집식구들한테 오늘부터 어느 누구든 한어 말 하면 벌금 50원 하는 규칙대로 실행한다고 했다. 여직껏 매일 한어로 대화하던 젊은이의 아버지, 어머니는 그날 부터 아들애의 공부에 도움이 되라고 조선 말만 했다 한다. 아주 사소한 일 같지만 그만큼 우리 글에 대한 애착과 중시를 돌렸다는 것이 감동이다.

우리 말을 제대로 할 줄 몰라서 생긴 일도 적지 않다. ‘창문을 열어라(开窗户)’고 말한다는 것이 ‘테비를 켜라(开电视)’는 ‘켜라’로 알고 ‘창문을 켜라’고 말해서 폭소가 터지고 “小时候犯点小错误是常事”를 “어릴 때 자꾸 ‘사고’를 치는 건 좋은 일이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 .

한족학교에서 공부했다 해서 다 우리 말을 모르는 건 아니다. 나의 외조카는 한족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에서 사는지라 유치원때부터 줄곧 한족학교에서 공부했다. 하지만 우리 말을 매우 표준적으로 잘한다. 집에 오면 부모들이 그냥 조선말로 대화하기 때문이다. 이런 실례가 많고도 많다. 애가 큰 다음 조선 말을 몰라 큰일이다 어쩌지 하면서 부랴부랴 강습반을 찾아가서 학비 많이 내면서 배우느라 해도 짧은 시간내에 배우면 얼마 배울수 있을가? 또 조선 말 발음이 틀릴가봐 위축감이 들어서 감히 하지도 못하는 애들도 적지 않다.

그런 애들을 바라보면서 만약 아무리 한족학교에 다녔다 해도 어릴 때부터 부모들이 우리 말을 중시하는 마음 가짐이 있었더라면 우리 말을 모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애들이 우리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아이들을 탓하기 전에 부모들은 먼저 자신을 반성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가. / 박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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