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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식] 오늘 밤도 《명심보감》에 미쳐본다

편집/기자: [ 리철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7-04-18 09:37:51 ] 클릭: [ ]

오랜 세월 수많은 책을 읽어오면서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을 때가 많기는 하지만 《명심보감》처럼 나를 미치게 하는 책은 없다. 벌써 세번째로 읽는데 아무리 읽어도 지루한 줄 모르고 점점 더 읽고 싶은 책이다.

《명심보감》은 도덕적으로 사람의 심신수양에 알맞는 말과 행실을 성현들이 남긴 책 곧 경사자집(經史子集)에서 뽑아 엮은 문집이다. 그 내용도 생활적인 지침에서부터 옳바른 처세를 위한 여러 경구들, 행동의 좌우명, 그 밖에 인생에 지혜가 될 만한 말들을 다양하게 수록해 놓았는데 수천년간 차곡차곡 쌓아온 자연과 인생에 대한 격조 높은 생활철학은 어느 것 하나 동양정신의 향기로운 진수를 담고 있지 않은 것이 없으니 그 이름대로 사람의 마음을 밝혀주는 보배로운 거울이 될 만한 값진 책이다.

여러 고전 중에서도 《명심보감》은 고금을 통해 널리 알려지고 폭넓게 읽혀진 책이다. 누군가는 이 책을 서양의 《탈무드》와 견줄  수 있는 책이라 했다. 오랜 세월을 두고 우리 민족의 정신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여러 고전 중에서도 《명심보감》은 특별히 애독되여온 수양서요, 오랜 세월에 걸쳐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이 반드시 숙독해야 할 교훈집이요, 처세훈집이였다.

이 책은 고려 충렬왕 때 추적(秋藡)이라는 사람이 지은 것인데(명나라의 범립본(范立本)이 지은 것이라는 설도 있다) 여기에서 ‘명심’이란 마음을 밝게 한다는 뜻이며 ‘보감’은 보배로운 거울이라는 뜻이다. 《명심보감》은 옛사람들의 격언을 모아서 귀감으로 삼은 것인데 그 모든 말들이 일관된 하나의 흐름으로 통일되여있으니 그것이 바로 수기치인(修己治人)의 도(道)이다.

즉 이들 내용을 한마디 말로 묶으면 사람은 마음가짐과 행실을 바르게 기르고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한 것이 대부분이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되비추어주는 거울 앞에 서면 누구도 적라라한 자신의 모습을 숨길 수 없다. 특히 마음의 거울 앞에서는 더욱 그러한데 《명심보감》은 바로 우리에게 그 마음의 거울이 돼주는 의미 깊은 명저(名著)이다.

내가 《명심보감》을 즐겨 읽는 것은 또한 이 책에 실려있는 문장들이 결코 어렵거나 멀리 있는 것이 아니요, 바로 나의 생활이기 때문이다. 말을 조심하는 것, 배움에 게을리하지 않는 것, 남과 어울려 살며 화목하게 지내는 것,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는 것,물건을 아끼는 것 등이 모두 《명심보감》에 나와 있는 이야기다. 이렇게 작은 것들이 내가 옳고 바른 사람이 되는 밑거름이 되여주고 내가 살아가는 일상생활에서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 사람으로서 행해야 할 바른 행동들을 알려주고 있다.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을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 책에 실려있는 명언이나 경구를 값진 나의 생활신조로 삼아 어진 품성과 착한 슬기를 기르고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닦으며 나와 남, 우리 가정과 사회가 어울려 사는 복잡한 관계를 원만하게 해결하며 살아간다면 나의 삶도 빛이 더 나지 않을가?

인간답게 사는 길을 찾는 해법의 하나가 고전 읽기이다. 《명심보감》에서는 인간은 무엇이며 사람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지 자극적이지 않게 조근조근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 나는 이 글을 읽어가면서 지혜를 배운다. 옛길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법을 배운다. 방금 읽은 한구절에서도 심오한 도리를 체득했다.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을 이루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의를 알지 못한다.” 

사실 옥인지 돌인지는 다듬어 놓았을 때나 아는 거다. 다듬어 놓기 전에는 보통사람들이 보면 그냥 돌일테니까 말이다.아무리 눈부신 보석이라도 땅속에서 캐내여 다듬지 않으면 영원히 그 빛을 발할 수 없다. 아름다운 옥도 깎고 다듬을 때 비로소 옥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제아무리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다 해도 그것을 찾아내여 계발하지 않으면 결국 쓸모없게 되고 만다. 바로 이 때문에 배우는 것이 꼭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호기심도 많아지고 얻는 지식도 많다. 소강절은 뭘 하는 사람이고 사마온공과 소열황제는 또 누구 누구이지? 그리고 《경행록》이란 어떤 책이고 그래서 상세한 한자풀이와 더불어 배경지식까지 함께 읽는데 그 재미 또한 쏠쏠하다.가끔 눈을 감고 금방 읽은 구절들을 외워도 보는데 짧은 문장이라도 직접 외우면서 뜻을 되새기노라면 고전은 어렵다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묘한 쾌감을 느끼게 된다.

삼라만상이 잠든 깊은 봄밤, 책상을 마주하고 환한 등불 아래 서책을 펼치니 이제는 가고 없는 옛사람이 말을 걸어온다. 처음 읽을  때는 보석처럼 찬란하게 다가와 눈이 부시게 하더니 다시 앞으로 돌아와 거듭 읽어가는 사이 점점 그 말에 젖어들어 마음 깊이 전해온다. 알 수 없는 매력에 이끌려 읽고 또 읽으면서 전에는 소홀히 지나치고 미처 보지 못했던 의리(義理)를 깨닫고는 그 기쁨에 시간가는 것도 잊어버린다. 나는 옛것을 좋아하는 성벽(性癖)으로 밤마다 고전을 읽으며 서향(書香)에 취해있다.

《역경》에 재미 붙인 공자의 ‘대나무쪽을 꿴 소가죽끈이 세번 끊어졌다’는 력사상 유명한 〈위편삼절〉도 과연 멋있음을 이젠 알았으니 나의 《명심보감》도 보풀이 일 날이 멀지는 않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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