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남극 바다 속을 힘차게 헤염치던 물범 한마리가 물 우로 고개를 쏙 내밀었다. 자세히 보니 동그란 이마에 무언가 붙어 있다. 바로 바다 속 수온과 염분을 기록하는 센서다. 이 센서(传感器)를 부착한 물범이 남극 바다의 온난화 현상을 포착해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 극지연구소 연구팀은 남극 로스해 주변에서 웨델물범 64마리를 활용하여 ‘남극 저층수’의 흐름을 조사했다. 남극에 겨울이 오면 바다의 수면이 얼어붙는다. 이때 물은 얼지만 소금은 주변 바다에 남아 있기때문에 해빙 주변의 바다물은 더욱 차갑고 염분이 높아진다. 염분이 증가하여 무거워진 바다물은 깊이 가라앉아 바다 밑바닥을 따라 퍼지게 되며 이것이 바로 ‘남극 저층수’이다.
남극 저층수는 전 세계 바다의 물을 순환시키는 '펌프' 역할을 한다. 남극 저층수가 가라앉으면 그 빈자리를 다른 지역의 물이 채워지면서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움직임이 지속되면 전 세계 바다의 물이 거대한 나름띠처럼 서서히 순환하게 된다. 그래서 남극 저층수는 '해양 순환 펌프'라고도 불린다.
센서를 부착한 물범 64마리는 3년 동안 남극의 얼음 아래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수백메터 깊이의 바다를 탐험하며 남극 저층수가 흐르는 경로를 포착했다. 자료를 분석한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양 순환 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남극 빙하가 녹아 생성된 소금기 없는 물이 남극 저층수와 섞이면 물의 밀도가 낮아져 해저 깊숙한 곳으로 가라앉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바다물의 순환도 약화된다.
왜 남극 저층수가 제대로 순환하는 게 중요할가? 바다 표면에서는 공기 중의 산소가 녹아들고 식물 플랑크톤(浮游植物)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생성한다. 남극 저층수가 순환함으로써 이 산소와 영양분이 심해 생태계에 공급된다. 그러나 바다물의 흐름이 끊기면 산소와 영양분이 부족해져 심해에 서식하는 물고기, 게, 문어 등이 생존하기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심해 생물을 잡아먹는 포식자들도 생존할 수 없게 되여 결국 바다 전체의 생태계 균형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
/종합
编辑:최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