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8-02-07 12: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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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다 증발되고
눈물마저 타작이 끝난
텅-빈 집뜨락
저녁해살 한줄기
지팽이로 짚고 서서
구부정한 몸 이리저리 궁싯거리는
우리 고모 닮은 꽃
아이 때 눈 하나를 잃은
처절한 운명을 멍에로
하늘 한번 떳떳이 쳐다보지 못하고
반쪽 세상만 바라보며 숫접게 살다 간
우리 불쌍한 고모처럼
수줍게 아미를 숙이고 서있는 눈물의 꽃
곱던 소녀의 꿈
꺼져들어간 눈확 뒤안길에 감추고
낮이면 낮 밤이면 밤
해빛 받아 달빛 담아
줄렁줄렁 키질하며
등 펴신 날 별로 없이
발이 닳도록 열심히 살다 간
우리 고운 고모
사래 긴 오동지 콩밭에서
김을 매는 우리 고모
뽀송뽀송한 이마의 땀이
네 몸에 솜털로 보시시 돋았느냐
어두운 밤하늘 별처럼 가냘픈 꽃
산벌이 꿀을 빚는
태양동 산자드락에서
우리 고모 나물 이고 돌아오려면
아직은 한참 기다려야 할 텐데
빈집 정지문을 향해
작은 등불 손에 들고
발볌발볌 서성거리는
내 마음의 슬픈 꽃
너를 보려고 간밤 꿈속에
나는 수차가 돌아가는 방아간 앞에서
여린 고모 등에 업히여
그리도 칭얼댔는가 보다
그리도 서럽게 울었나 보다
부둥켜안고 통곡이라도 하고 싶은
아, 내 사랑의 꽃 할미꽃
/전병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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