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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바위 1(외 2수)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7-11-22 10:59:57 ] 클릭: [ ]

가슴에 너무 많은 말을 담고 있어서

많은 이야기들을 혼자 갖고 싶어

입을 닫았다

침묵을 한다

바위는

 

바위 가슴에 꼭 채워진

지퍼를 열어보아라

 

해와 달과 별과 놀던 이야기

구름이 쉬여가던 이야기

바람과 울고 웃던 이야기

새들이 우짖는 소리

바다와 장난 치던 이야기

산의 노래소리

소리소리로 꽉 차있을 것이다

 

바위 언어는 돌의 언어

허나 가슴을 열면 물의 언어가

조잘조잘 흐를 것이다

 

바위야 침묵의 바위야

이제 이 세상 떠나는 날이면

내 기꺼이 너 틈 사이에 끼여있는

한줌의 흙이 되여

소나무 한그루 정히 키우면서

너랑 함께 푸르게 살아가고 싶다

 

그 때가 되면

내 네 가슴의 지퍼 조심히 열고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는

네 목소리 들을 수 있으려니

 

가슴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아름다운 이야기 혼자 갖고 싶어

오늘도 침묵을 한다

천년의 침묵을 한다

바위는

 

 

바위 2

 

지치고 힘들어

무너지고 싶던 어느 날

나는 내 마음에

새끼바위 하나 심었다

 

비바람과 눈보라에 시달리며

내가 커가는 동안

새끼바위도 자라서 커다란 바위로

내가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바위로 되였다

 

이 세상 바라보기 싫을 때는

나는 인츰 눈을 감아버린다

입도 닫아버린다

귀도 닫아버린다

 

그래도 더 버틸수 없으면

내 마음의 바위를 붙들고

한바탕 하소연도 하고

통곡 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묵묵히 내 손 잡아주고

따뜻이 껴안아주는 바위

 

한뼘씩 내가 커갈 때마다

고맙다고 꾸벅 절하는 나에게

늘 빙그레 웃음으로 답례하는 바위

 

울고 웃으며 함께 살아가는 바위

침묵을 배워준 너는

영원한 나의 동반자여라

 

 

바위 3

 

그 누가 말했던가

나에게 언어가 없다고

나의 말은 오직

인간들만 못 알아들을 뿐

 

나의 말은 바람이 알아듣는다

구름

나무도 알아듣는다

 

내 주위의 모든 생명들이

다 알아듣는다

오직 인간들만 못 알아들을 뿐

 

나는 그들과 날마다

수많은 대화를 나눈다

사랑을 나눈다

 

허나 인간들은

사전이란 올가미에

침묵이란 명사를 써놓고

나와 등호를 치면서

쌍둥이라 야단들이다

 

서럽다

무척 서럽다

 

나는 천년에 한번씩 말을 한다

그동안 참았던 많은 이야기들을

한꺼번에 다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천년을 못살기에

내 말을 못 알아들을 뿐이다

 

나는 하늘을 우러러

묵언의 기도를 한다

저 인간들도 천년을 살게 해달라고

그래서 그들도 나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해달라고

 

나는 인간들과 교감하고 싶다

그들과 하나로 되고 싶다

이것이 나 바위의 고백이다

 

/백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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