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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사랑의 숨결(외 2수)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7-09-06 11:11:34 ] 클릭: [ ]

비스듬히 열린 창 너머로

시원한 바람에 사랑의 숨결이 실려온다

귀전으로 들리는 슬픈 가락에

추억의 테이프가 되감기며

흑백사진처럼 또렷하다

 

우산 없이도 비속을 헤매이며

마냥 즐겁기만 했던 우리

흐르는 세월에 맡겨두었던 사랑이

물에 씻긴 수채화처럼 하늘거린다

 

이 시각

그이도 저 비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을가

 

비를 유난히 좋아하는 나인 줄을

그이는 기억하시겠지

우리의 이야기를

더듬고 계실 거야

 

빛 바래고 색 바래도

그이는 언제나

내 마음속 영원한 무지개

 

달이 없어도

그리움의 그림자를 저켠에 둔 채로

세찬 비는 그 날의 기억을 또렷이 떠올려준다

 

 

거미와 거미줄(网)

 

언제 거미들이

저 많은 줄을 쳐놓았을가

 

그 그물에 걸려 허둥대며

세월의 흐름 잊어라

 

언제 먹이감들이

저리 많이 걸렸을가

 

거미 한마리 느릿느릿

식사시간이란다

 

해는 저물고 별들 속삭이는데

거미줄에서는 거미의 옛말이 막 시작된다

 

별은 속삭이고 하늘 고요한데

거미는 거미줄의 이야기를 새로 쓰고 있다

 

 

련꽃 호수

 

저녁노을 달아오른 공원 한 귀퉁이

련꽃들이 만개한 작은 호수 하나

 

연분홍 얼굴 포옥 숙인 채

부끄럼 타는 처녀들

이제 막 봉긋한 수줍은 소녀들

 

홍학인양 목 성큼 빼들고

하늘 향해 솟구친 련꽃들

하나같이 예쁜 자태여라

 

물밑에선 물고기들이

련꽃 우에선 잠자리들이

시름과 걱정 잊은 채 한가롭구나

 

황혼에 물든 련꽃 호수

오늘 밤엔 선녀가 내려와 노닐겠지

 

/최홍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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