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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민족 얼의 대합창―시화집 《시와 사진으로 보는 연변》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4-07-31 09:30:00 ] 클릭: [ ]

최근 《시와 사진으로 보는 연변》(김학송 시, 최주범 사진, 김창선 번역) 시화집이 출간되여 뭇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고있다. 이 시화집은 연변을 포함하여 우리 겨레 모두에게 바치는 귀중한 선물이다. 완성도 높은 시, 시를 예술로 승화시킨 사진, 원작을 깔끔하게 표현한 중문번역, 이 삼자가 3위일체를 이루어 우아하고 유정한 민족 얼의 하모니로 감미롭게 울리는 본서는 가히 조선족시문학의 기념비적대작이라고 하여도 무방할것 같다.

본서는 문화적으로나 문학적으로나 모두 높은 경지에 이르고있다. 연변대학 전임총장 김병민선생은 본서의 추천사에서 본서가 지니는 문화적가치에 대해 《겨레의 슬기이고 서정이며 장쾌한 풍속도이며 …민족의 혼불을 지필수 있는 영원히 마르지 않는 정신적감로수》라고 평가했고 문학가치에 대해서는 《높은 경지에 오른 시편》이며 《붓이 아닌 령혼으로 쓴 소박하고 아름다운 시편》이며 《여러 세대를 두루 아우르며 누구에게나 공명을 줄수 있는 전 민족적인 시》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본서는 대체로 아래와 같은 특점을 지니고있다.

첫째, 시로 그린 아름다운 민속도이다. 시인은 하얀 꿈이 솟구치는 민족정서의 옹달샘에서 오래동안 갈고 닦은 시의 바가지로 108수의 시를 퍼내고있는데 하나하나가 모두 살아숨쉬는 시원하고 달콤한 우리 민족의 민속도이다. 함께 어울려 춤을 추는 구수한 된장냄새와 얼큰한 막걸리향기와 새콤매콤한 김치냄새, 오는 정 가는 정을 슬슬 돌리던 매돌, 꽃치마를 날리며 하늘에 치솟는 그네, 씨름마당에서 들려오는 즐거운 함성, 천년 메부리에서 울리는 아리랑의 메아리, 저녁연기 꿈인양 피여오르던 초가, 거친 운명 짊어지고 천년 고개 넘던 쪽지게, 가난을 끌고 먼먼 길을 굴러왔던 황소, 하얀 마음 곱게 펴던 다듬이질소리, 빙글빙글 세월을 돌리고 행복을 돌리는 상모, 기쁨과 눈물을 열두가락에 얹어 둥기당 울리는 가야금, 향토의 서정으로 보리밭을 쓰다듬던 구성진 퉁소소리, 만산편야에 하얀 향을 수놓는 사과배, 온 세상을 향해 민족의 정기를 떨치는 천지폭포의 장쾌한 웨침, 민족의 소망을 안고 더 벅찬 래일을 향해 쉼없이 흐르는 두만강, 해란강…

그렇다. 《시와 사진으로 보는 연변》은 소박하고 장엄하게 숨쉬는 한편의 소중한 민속도이다.

둘째, 본서는 시로 그린 민속도일뿐만아니라 민족정신의 대찬가이다. 시인은 소아(小我)가 아닌 대아(大我)의 목소리로 온 령혼을 다해 연변을 노래하고 조선민족을 노래하고 민족공동체를 노래하고있다. 시인은 민족정신의 옹달샘에서 퍼올린 108수의 시로 울긋불긋한 시의 세계를 수놓고있지만 시집 전체에 자아가 극히 적게 얼굴을 내밀고 주로는 민족의 대변인으로 나서서 민족의 어제를 말하고 오늘을 말하고 래일을 예시하고있다. 이리하여 김학송의 시는 《현단계 사라져가는 민족의 혼불을 지필수 있는 영원히 마르지 않는 민족의 정신적 감로수로 우리 민족의 심전에 흘러들게 된다.》(김병민선생의 추천사) 독자들은 본 시집을 통하여 민족정신의 정수와 그 가치를 되찾고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될것이다.

시집에는 《연변찬가》 련작시 9수, 《해란강》 련작시 8수, 《혼의 노래》 련작시 11수가 있는데 모두가 연변을 노래하고 민족공동체를 노래하고있다. 《연변》이나 《해란강》은 이미 지명이 아니라 민족공동체의 삶의 보금자리로, 민족의 대명사로 되고있다.

시인은 열정적으로 연변인민의 행복한 생활을 구가하고있다. 《해란강이 하얀 입으로 퉁소를 분다/ 두만강이 파란 손으로 가야금 탄다/ 장백산이 9.3명절 좋아 북장구 친다/ 모아산이 민족자치 좋아/ 어깨춤 춘다》 (《연변찬가》4 ).

시인은 민족자치가 우리 민족이 행복하게 살수 있는 근원이라고 말하고있다. 이런 포근한 삶의 터전이 있기에 《한피줄 동포들이/ 오손도손 정 나누며/ 해와 달을 마시는 곳》(《혼의 노래》 12)으로 된다.

다음으로 시인은 민족 얼의 뿌리가 민족언어와 문자에 있으므로 민족공동체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우리 글과 말을 잘 지켜야 한다고 피력한다. 《자음과 모음은 우리의 혼불이라고/ 꽃이파리 스치는 바람이 말한다/ 벼이삭에 앉은 바람이 말한다》( 《연변찬가》6)

중국조선족은 중국의 항일전쟁과 해방전쟁에 거대한 기여를 했으며 그 과정에 이 땅의 떳떳한 주인으로 되였고 튼튼한 민족공동체를 형성할수 있었다. 《뒤동산을 붉게 물들인 진달래는/ 고향 위해 목숨 바친 지사들의 넋이런가// …마반산, 사방산, 오봉산… 그 어디에나/ 아름다운 항일의 피가 물들어있다》(《혼의 노래》 4)

중국조선족이라는 민족공동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것이 아니라 기나긴 수난의 세월속에서 목숨을 바쳐 악착스런 투쟁으로 바꾸어온것이다. 《쪽박 차고 두만강 건너 남부녀대 허위허위/ 이 땅에 정착한 그날부터 / 우리의 선친들은 온몸이 괭이 되여 화전 일구고/ 목숨 바쳐 이 터전을 지켜왔거니/ 장백천리 눈보라는 알고있다/ 만고밀림 산안개는 알고있다/ 이 고장의 래력을/ 뿌리 깊은 세월을》( 《혼의 노래》3).

우리 민족은 지금 돈벌이를 위해 해외로 연해지구로 흘러나가 돈은 벌었으나 그와 함께 민족공동체가 여러가지 위기에 봉착하게 되였다. 시인은 이러한 비극도 놓치지 않고 솔직하게 그려내고있다. 《너와 나 하나하나가/ 고향집 기둥이요 연목가지인데/ 하나 둘 빠져나가면 / 와르르 ―/ 저 하늘이 무너지는데》(《혼의 노래》 7) 《황금에 목 마른 꿈이/ 아이들의 눈물 딛고 행진한다》( 《혼의 노래》 8).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우리 민족의 창창하고 양양한 래일을 믿어의심치 않는다. 《흰 옷자락 하야니 펼치며/ 하얀 마을 무궁하리라// 살구나무 꽃구름속에》(《연변찬가》9).

시인은 많은 시편들에서 《흰》과 《하얀》을 자주 등장시키면서 민족공동체의 성원들이 백의민족의 후예임을 강조하고있다.

셋째, 본서는 시와 사진, 조중역본이 3위일체를 이룬 고품격을 갖춘 시집이며 여직껏 볼수 없었던 고차원의 연변홍보물이라고 할수 있다. 이 한권의 책으로 우리 민족의 특유의 민속뿐만아니라 우리 민족의 걸어온 력사의 발자취와 오늘의 모습 등을 낱낱이 볼수 있을것이다. 금후 본서가 시집의 가치를 훨씬 뛰여넘어 연변과 조선족을 세상에 알리는데 큰 파워를 발휘할것이며 연변경제의 부흥에도 커다란 기여를 할것이라고 생각한다.

시화집 《시와 사진으로 보는 연변》은 문학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획득하고있다. 108수의 시는 대부분 완성도가 높은 서정단시이다. 민족의 모든것을 아우르는 방대한 사시적내용을 서정단시로 담아내자면 고난도의 시수련과 피타는 언어의 련금술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대부분의 시들은 읽기 쉽고 정답고 구수하고 소박하지만 깊은 의미가 다져져있다. 이런 연고로 하여 가독성과 함께 넓은 공명대가 형성되며 광대한 독자층을 확보할수 있을것이다. 《조막손에 꿈 모아 먼 하늘로/ 님 부르면/ 목마른 갈망/ 하야니 입 벌린다/ 오호라, 저어기 계절밖/ 혼떼들의 아우성》(《민들레》).

아주 잘 다듬어진, 아주 형상적인, 살아 움직이는 시다. 《하야니 입 벌린다》와 《혼떼들의 아우성》은 많은 내용이 함축된 시구다. 편폭상 개별적인 시구들만 몇구절 살펴본다. 《겨울은 부서지기 쉬운/ 보송보송한 이야기라네》(《겨울동화》), 《새소리에 튕겨올라/ 종을 치는 풋고사리/ 박우물 초승달 마시고/ 어딜 가나 청노루》(《두메산골》), 《시간이 아름답게 피리 불던 곳/ 내 맘이 오늘도 호박잎 쪽배에 앉아/ 안개속/ 하얀 그리움 노 저어가는 곳》(《고향》).

시집에는 시조도 적지 않아 전통미와 민족성도 살려내고있다.

《눈물의 메부리에/ 한(恨) 걸린 노래가락/ 세월 구름 고개 넘어/ 한복 입은 우리 소리/ 혼으로 뻗어가는 길/ 정(情)이 우는 메아릴세》(《아리랑》).

108수의 소박하고 우아한 시로 장엄한 민족 얼의 대합창을 엮고있는 《시와 사진으로 보는 연변》은 시인 김학송이 우리 연변과 2백여만 조선족민족공동체에 선사하는 귀중한 선물이다.

 /김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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