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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답사2]리완빈부자가 장정길에 오르다

편집/기자: [ 길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1-06-14 11:27:42 ] 클릭: [ ]

백절불굴의 사나이

―4갈래 홍군장정의 코스를 답사한 리완빈의 이야기

○ 김인덕

2003년 9월, 길림성방주대회무역회사 북경주재판사처에서 근무하고있던 리완빈은 일년만에 연길로 돌아왔다. 당시 18살된 아들 리휘는 연변소년군사학교에서 공부하고있었다. 일년 사이 몰라보게 성숙한 아들을 두고 리완빈은 가슴이 뿌듯해났다. 군복을 입은 아들이 의젓해보여 자꾸 아들을 쳐다보았다. 리완빈은 다리지 않아도 보기 좋은것이 군복이고 명품이 따로 없다고 생각했다. 리완빈은 젊은 시절에 중국인민해방군에 입대하기를 그토록 원했지만 이런저런 원인으로 그 꿈을 실현하지 못한것이 평생의 한으로 남아있었다.

한편 리완빈은 아버지로서 아들이 이토록 장성하도록 아무것도 해준것이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알찌근해나기도 했다. 리완빈은 아들이 중국인민해방군에 입대하여 진짜 군복을 입었으면 좋겠는데 지금까지 고생을 모르고 곱게 자라온 아들이 고된 훈련생활을 견대낼지 몹시 근심되기도 했다. 리완빈은 련 며칠동안 아들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면서 밤새도록 자반을 뒤집기도 했다.

어느날, 리완빈은 신문에서 영국청년 리아이더(李爱德)가 홍군의 장정로선을 답사하였다는 신문보도를 접하게 되였다. 리완빈은 무릎을 탁 치고나서 신문을 내려놓기 바쁘게 아들 리휘를 불렀다. 《리휘야, 너 아버지와 함께 홍군장정의 코스를 답사할 생각이 없느냐?》 리휘는 아버지가 평소에 홍군의 장정에 대해 여러번 말씀하는것을 들었기에 홍군의 장정에 대해 다소 알고있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는데 공부는 어떻게 하구요?》 《내가 교장한테 청가를 맡을거야. 물론 떠날 때 네가 배울 교과서를 몽땅 챙기고 가면 길에서도 배울수 있을거야.》 《네, 저도 아버지를 따라나서겠습니다.》 리휘는 눈동자에 광채를 띄우면서 아버지의 제의를 선뜻 받아들였다. 리완빈은 아들이 장정을 려행쯤으로 생각하고있는것 같아 일침을 가했다. 《장정도중에 상상도 못할 어려움과 생명의 위험까지 부닥치게 될거야. 그리고 하루이틀도 아니고 일년이 넘게 걸릴지도 몰라.》 《네. 알고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떠나는데 무서울게 뭐가 있겠습니까.》

옆에서 부자의 대화를 무심히 듣고있던 리완빈의 안해 신향자가 그들의 대화가 점점 심상치 않게 번져가자 극구 반대해나섰다. 남편은 가타부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에서는 결연한 의지를 내뿜고있었다. 신향자는 강직한 남편이 이미 품은 뜻은 좀처럼 굽히지 않는 성격이라는것을 잘 알고있는터라 이번에는 방향을 돌려 아들을 설복했다. 하지만 호기심이 발동한 리휘마저 아버지켠에 서서 되려 어머니를 설복하였다.

2004년 10월 9일, 일년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친 리완빈부자는 길림성방주무역회사의 후원에 힘입어 승합차로 북경에서 떠나 홍군장정의 출발지점인 강서성 서금으로 출발했다. 떠나기 전날, 리완빈은 자기들을 서금까지 태워다줄 승합차에 《다시 걷는 장정길》이란 글자를 정성껏 새겨놓았다. 리완빈은 글을 새길 때 자신의 결연한 의지까지 새겨넣었다. 북경을 떠나던 날 아침, 안해 신향자와 북경에 있는 지인들이 리완빈부자를 환송하였다. 그들의 얼굴에는 너나없이 근심의 그늘이 력력히 비껴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리완빈부자를 리해하지 못했다.

인명을 앗아간 뜻밖의 교통사고

10월 10일 아침 4시, 리완빈부자를 태운 승합차는 하남성 안양시구역에서 달리고있었다. 리완빈부자는 긴 려로의 피곤함에 각일각 닥쳐오는 위험도 모른채 굳잠에 빠져있었다. 의자에 누워서 자고있던 리완빈은 《쿵》 하는 굉음과 함께 몸이 추락하는 감각을 느끼면서 얼굴부터 온몸이 승합차지붕에 《퉁》 하고 부딪쳤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참극이였다. 눈을 번쩍 뜨고 보니 주위는 빛 한점 없이 시커매 사위를 분간할수 없었다. 교통사고라는 불길한 예감이 번개처럼 머리를 쳤다. 리완빈은 갈린 목소리로 리휘를 불렀다. 《리휘야!》 《네, 아버지, 전 여기에 있습니다.》 앞걸상에서 자고있던 리휘가 저만치 뿌리워나가 있었다. 《어때, 상한데 없어?》 《네, 저는 아무 일도 없습니다. 아버지는 어떻습니까?》 《응, 나도 괜찮은것 같다.》 다행이라고 생각한 리완빈은 아들과 함께 박살난 유리창문을 통해 밖으로 탈출했다. 밖에서는 늦가을 보슬비가 잔잔하게 내리고있어 을씨년스러웠다. 승합차가 비길에 미끌어져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박고 넘어졌던것이다. 운전석문은 찌그러진채 열수 없었다. 기사는 운전석에 거꾸로 쓰러진채 미동도 하지 않고있었다. 리완빈은 안간힘을 써서야 운전석문을 열고 기사를 끌어낼수 있었다. 리완빈이 귀를 기사의 코 가까이에 대보았으나 기사의 숨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기사는 이미 숨을 거두었었다. 구급차에 앉아서야 리완빈은 자기의 얼굴에서 뜨거운것이 쉼없이 흘러내리고있는것을 알았다. 리완빈은 병원에 호송되여 찢어진 얼굴을 여덟바늘이나 기워맸다. 아들 리휘가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은것이 정말로 다행이였다. 유관부문을 협조하여 사고처리를 끝내고 밖에 나선 리완빈부자는 앞길이 막막하였다. 그들에게 남은것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갖고 떠났던 핸드북이며 사진기는 모두 페품으로 되고 일상용품 지어는 책까지 모두 망가지고 비에 젖어 쓸수 없게 되였다.

하늘에서는 보슬비가 계속 내리고있었다. 하늘이 흐려서 부연지 아니면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해서 그런지 리완빈의 눈에는 온 세상이 흐릿하게 보였다. 리완빈은 비가 내려 젖은 길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들 리휘가 아버지곁에 멍하니 서있었다. 리완빈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기만 했다. 아직 홍군장정의 출발지에 도착하기도전에 이런 참변을 당하다니. 리완빈은 잠시 북경에 돌아갈 생각도 해보았다. 이런 상황에서 돌아간다 해도 누가 뭐라고 뒤공론을 하지 않을것이라고 믿었기때문이였다. 더구나 돌덩이처럼 가슴을 지지누르고있는것은 아들 리휘의 문제였다. 교통사고로 세상자나 되는 리휘의 학용품과 교과서를 모두 버리다보니 리휘에게 공부를 시킬수 없게 된것이 제일 큰 근심거리였다. 장정을 계속한다면 아이에게 인생수업을 시킬수 있겠지만 아들의 앞날을 망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완빈은 결심을 굳히고 리휘에게 말했다. 《리휘야, 넌 북경에 돌아가는것이 좋겠다.》 리휘는 머리를 푹 숙이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리휘는 아버지와 같이 돌아간다면 몰라도 위험한 장정길에 그것도 상처가 심한 아버지를 혼자 보낼수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지 않는다면 저도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평생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니?》 《네, 아버지. 일을 시작하기도전에 끝낼수야 없지 않습니까?》 《그래 남아라면 한번 먹은 마음을 고쳐먹을수야 없지. 한시도 지체할수 없어. 모레면 홍군이 장정을 개시한 첫날이야. 지금 당장 뻐스역으로 가서 서금으로 향하는 뻐스를 타자.》

리완빈이 시간을 재촉한것은 홍군이 장정을 떠난 바로 그날에 원정을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홍군이 장정한 시간대에 맞춰 답사해야 날씨나 음식 등 모든 조건이 당시의 상황과 맞물려 홍군의 장정을 진실하게 감수할수 있다고 굳게 믿고있는 리완빈이였다. 그날 리완빈부자는 늦은 밤에야 서금에 도착했다. 려관에 주숙을 정한 리완빈은 흥분된 심정으로 오래도록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이제 래일이면 일생일대의 중대사로 자리매김할 장정을 시작할것이다. 잠자리에서 궁싯거리던 리완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필을 들었다. 리완빈은 홍군의 《3대기률 8항주의》를 본따 장정에서 지켜야 할 자신만의 《3대기률》을 제정하였다. 《첫째, 장정도중에 절대 차를 타지 않고 모든 코스를 도보로 행진한다. 둘째, 로정을 한걸음이라도 단축하기 위하여 지름길로 가지 않으며 험한 길일지라도 에돌아가지 않는다. 셋째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연도의 군중들에게 페를 끼치지 않으며 그들의 물건에 함부로 손을 대지 않는다.》

리완빈은 《3대기률》을 제정하고나서 가방과 가죽웃옷에 《장정》이라는 두글자를 정중하게 새겨넣었다. 그것은 홍군의 장정정신으로 자신을 격려하기 위해서였으며 자신이 정한 3대기률을 엄격하게 지키도록 단속하기 위해서였으며 홍군의 장정정신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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