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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답사5]아버지에게 쪽지를 남기고 홀로 떠난 아들

편집/기자: [ 길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1-06-14 11:35:17 ] 클릭: [ ]

백절불굴의 사나이

―4갈래 홍군장정의 코스를 답사한 리완빈의 이야기

○ 김인덕

2005년 4월말, 적수하와 금사강을 건넌 리완빈부자는 당년의 홍군의 로정을 따라 계속 북상하고있었다. 사천성 경내의 량산이족자치주는 지모가 복잡다양하여 높은 산, 깊은 계곡, 평원, 분지, 구릉 등이 상호 교차되였으며 제일 낮은 계곡과 제일 높은 산봉우리의 상대 높이 차는 5600메터나 되였다. 가는 곳마다 산봉우리가 구름우에 솟아있고 길은 험난하고 수림이 울창하였으며 길목마다 야초가 키를 넘었고 고삭은 나무잎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이 지역은 안개가 끼는 시간이 많았고 안개가 푹 끼는 날이면 코앞도 분간하기 어려웠다.

어느새 늦은 봄도 다 지나가고있어 대지는 푸르른 빛으로 단장하고있었고 겨우내 숨을 죽이고있던 골물도 소리치며 흐르고있었다. 리완빈부자가 장정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반년시간이 다 되였다. 그동안 아들 리휘도 절벽에서 발을 헛디디여 계곡에 추락할번한 사고를 두번이나 당했다. 추운 고생, 배고픈 고생을 수없이 겪으면서 그들은 용케도 버텨냈다.

하지만 이런저런 고생가운데서도 제일 막심한 고생은 그래도 고독과 적막이였다. 고개를 넘으면 또 고개요, 계곡을 건너면 또 계곡이였다. 인가가 드물어 주숙할 곳도 마땅하지 않아 덴트를 치고 로숙하는 날도 많아졌다. 늦은 봄이라지만 그래도 밤과 낮의 온도차이가 심해 밤에는 사나운 추위가 바늘끝처럼 살결에 스며들었다.

끝이 보일것 같지 않은 행군에서 고독과 적막은 곧 자신과의 싸움이였다. 리완빈은 시간이 날 때마다 홍군에 관한 력사자료를 들여보다나니 꽤 견딜만했다. 리완빈이 연도의 당사연구실이나 얻거나 서점에서 구매한 홍군장정에 관한 책자만도 50여권이 되였다. 리완빈은 밖에서 주숙하는 날에도 초불을 켜고 보풀이 일도록 책을 읽었다. 그는 홍군장정의 로정, 전투과정, 홍군 장령들의 사적 등 홍군의 력사에 대해 얼음에 박 밀듯이 외울수 있는 산사전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리휘는 점점 견디기 어려워했다. 처음에는 장정을 유람으로 생각하고 호기심이 많던 리휘도 반년이 지나 고된 행군길에 지칠대로 지쳐 말수가 적어지고 뒤에서 묵묵히 걷기만 했다. 그런 아들을 두고 안쓰럽게 생각한 리완빈은 아들더러 담배를 피우라고 권하기도 했다. 리완빈은 자신의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고독을 이겨내는 제일 좋은 방법은 아들더러 홍군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게 하는것이라고 생각했다. 황차 리완빈은 홍군과 장정의 력사에 대해 익숙하게 장악하는것이 2만 5천리 행군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있었다. 하여 리완빈은 아들이 힘들어할 때면 아들곁에 붙어서서 홍군과 장정에 관한 이야기를 입이 닳도록 들려주었다. 홍군의 장정정신을 본받으라는 일종 격려의 메시지이기도 하였다. 저녁이면 아들이 멀거니 천정을 바라볼 때면 리완빈은 아들더러 책을 보라고 닦달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어린 리휘에게 역작용을 일으킬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어느날, 리완빈이 잠자리에서 일어나 보니 곁에 누워있어야 할 리휘가 보이지 않았다. 종래로 리완빈보다 일찍 일어난적이 없는 아들이 보이지 않자 리완빈은 의아스러웠다. 텐트의 쪼르래기를 열고 밖을 내다보니 동녘하늘이 희붐히 밝아있었다. 밖에서 소변을 보려니 했던 아들이 보이지 않았다. 리휘의 잠자리를 자세히 보니 쪽지 한장이 보였다. 리완빈은 쪽지를 냉큼 집어들었다. 리휘가 남긴 쪽지였다.

《아버지, 오늘부터 저는 혼자 장정길을 걷겠습니다. 저를 찾지 마십시오. 저는 절대 장정을 그만두지 않을것입니다. 저는 오늘부터 다른 장정팀에 합류하여 목적지에 도착할것입니다. 아들 리휘 올림.》

리완빈은 재빨리 리휘의 핸드폰번호를 눌렀다. 리휘의 핸드폰은 이미 꺼진 상태였다. 리완빈은 홀로 떠난 아들이 몹시 근심스러웠으나 어쩌는수가 없었다.

리휘는 이틀에 한번씩 아버지에게 핸드폰을 걸어왔다. 리휘는 매번 핸드폰을 걸 때마다 아버지의 안부를 묻고는 인차 핸드폰을 꺼버렸다. 아버지가 자신을 찾으러 올가봐 련락처나 도착한 지점도 알리지 않았다.

리완빈과 리휘는 때로는 한길로 때로는 서로 다른 길로 장정을 계속하였다. 그들 부자가 서로 다른 길에 들어선 원인은 홍군 역시 당년에 목적지는 같았으나 몇개 분대로 나뉘여 서로 다른 로선으로 장정했기때문이다. 대량의 인마가 한길로 장정하면 량식을 얻을수 없은것이 첫째 원인이고 쉽게 목표가 로출될수 있는것이 두번째 원인이였다.

때로는 리완빈이 앞서기도 하고 때로는 리휘가 앞서기도 하였다. 리완빈이 앞설 때면 리휘는 아버지의 소식을 낱낱이 알고있었다. 리완빈이 말을 끌고 장정하는데다 키가 크고 유표한 구레나룻을 하고있어 당지의 당사연구실이나 정부의 사업일군들이 리완빈의 행적을 낱낱이 알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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