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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답사7]초지에서의 일주일

편집/기자: [ 길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1-06-14 11:37:43 ] 클릭: [ ]

백절불굴의 사나이

―4갈래 홍군장정의 코스를 답사한 리완빈의 이야기

○ 김인덕

2005년 8월 24일 리완빈일행은 모얼까이(毛儿盖)에 도착하였다. 모얼까이(毛儿盖)로부터 북쪽으로 100킬로메터 되는 거리는 뤄얼까이(若尔盖)대초지였다.

리완빈일행 10명은 동이 틀 무렵에 초지에 들어섰다. 초지에는 군데군데 풀무지가 솟아있었고 가로세로 물이 고여있었다. 검은색을 띤 고인 물에서는 악취가 진동하였다. 초지에는 돌도 나무도 없었고 인가도 드물었다. 소택지는 매우 흐물흐물했는데 잘못하면 발이 빠지는것은 물론 온몸이 빠져 다시는 헤여나올수 없는 위험한 지역이였다.

출발할 때에는 개인 날씨였는데 8시가 지나자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검은 구름이 몰려오더니 일망무제한 대초원엔 구들골처럼 거무칙칙한 비안개가 자욱하여 동서남북조차 가릴수 없었다. 졸지에 모든것이 빛을 잃고 몽롱한 어둠속에 잠겨버렸다. 이어서 하늘이 구멍이 난듯 무더기비가 쏟아지고 세상을 몽땅 쓸어갈듯 광풍이 몰아쳤다.

리완빈은 말을 끌고 앞장에 서서 걷다가 리완빈은 말과 함께 소택지에 빠져들엇다. 리완빈은 점점 가라앉아 배꼽까지 빠져들었고 말의 두 뒤다리도 몽땅 소택지에 빠졌다. 다행스러운것은 당시 많은 사람들이 동행했기에 그들의 도움을 받아 소택지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바람이 점점 거세지자 리완빈의 몸에 걸쳤던 비옷이 당장 찢어질듯이 펄럭거렸다. 놀란 말은 목적지와 다른 방향으로 와닥닥 달려가기 시작했다. 리완빈은 말이 언젠가 멈춰 서려니 생각하고 뒤를 쫓아갔다. 하지만 말은 숨박곡질이나 하듯 리완빈이 다가가면 도망치다가도 리완빈이 멈춰서면 같이 멈춰섰다. 이때 지나가던 할머니가 리완빈에게 비옷을 벗으라고 알려주었다. 말은 사람의 륜곽으로 주인을 가리는데 주인이 모자를 벗거나 옷을 바꾸면 주인을 잘 가리지 못할뿐만아니라 서걱서걱하는 비닐소리를 제일 싫어한다고 할머니가 덧붙였다. 리완빈은 말과 한시간이나 승강이질해서야 말고삐를 잡을수 있었다.

리완빈이 말을 끌고 다니는 목적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짐을 실을수 있어 편리한점이 있었고 다른 하나는 말을 끌고 다니기에 차를 탈수 없어 도보로 장정을 마무리한다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험한 장정길에서 말이 있음으로 하여 이런저런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9월 14일 점심 무렵, 리완빈은 사천에서 감숙으로 들어가는 변계에 있는 달랍구(達拉沟)산봉우리에서 북쪽비탈로 내려가고있었다. 북쪽비탈은 경사가 매우 심했다. 산중턱에 이르렀을 무렵, 산봉우리로 올라올 때 앞발이 상한 말이 내리막길에서 걸음을 공제하지 못하고 아래로 네굽을 안고 내뛰기 시작했다. 리완빈은 맥을 버리고 돌덩이처럼 털썩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말은 돌밭을 지나 내처 내뛰다가 수림속에서 멈춰섰다. 어리짐작해도 걸어서 1시간 정도의 거리였다. 이미 기진맥진한 리완빈은 말이 있는 곳까지 걸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먹을것이 없는데다 마실 물마저 세병밖에 없었다. 게다가 한번 놀란 말은 주인이 다가가도 또 놀라 달아나는 습성이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궁리가 나지 않아 리완빈은 담배를 꺼내물었다. 리완빈은 말은 버린다 하여도 말잔등에 얹힌 가방에 들어있는 사진기와 컴퓨터만은 버릴수 없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거기에는 그동안 리완빈이 심혈을 들여 찍은 사진 몇만장이 들어있었다. 리완빈은 담배불을 끄고 마음을 추스리고나서 말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말은 리완빈이 가까이에 다가가도록 움직이지 않았다. 원래 말의 끈이 말의 두발에 칭칭 감겨 말이 꼼짝 못하고 있었던것이다.

9월 17일, 리완빈은 감숙성 질부현(迭部县)에서 장족청년 숴난쟈춰(索南加措)를 만났다. 장족청년 숴난쟈춰는 매우 열정적인 사나이였다. 그는 리완빈이 장정로선을 답사하고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은 길을 같이 걷겠다고 자원해나섰다. 이때로부터 숴난쟈처는 리완빈과 함께 나머지 3차의 장정길을 모두 걸은 지기로 되였다.

9월 25일, 리완빈은 아침 8시에 통위(通渭)현성에서 출발했다. 현성을 벗어난지 얼마 안되여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이제 비가 더 거세지면 아무 마을이나 들러 휴식할 료량으로 리완빈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저녁까지 내처 걸었으나 연도에서 주숙할 집을 찾지 못했다. 밤 12시가 다 되여서야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 마을사람들은 자정에 나타난 《불청객》을 집에 들여놓으려 하지 않았다.

리완빈은 이튿날 오전 열시가 넘어서야 자그마한 향진에 도착하였다. 리완빈은 지친 몸을 끌고 향위생소로 찾아갔다. 지난밤부터 비를 한껏 맞은탓인지 온몸이 오슬오슬 추워나기 시작하여 더는 견디기 어려웠다. 리완빈은 위생소에서 점적주사를 맞은후 계속하여 정녕(静宁)현성을 바라고 걸음을 다그쳤다. 리완빈이 정녕현성에 도착하였을 때에는 밤 12시였다. 리완빈은 총 30시간, 80킬로메터 되는 로정을 행군하였다.

2005년 10월 19일, 리완빈부자는 드디여 제1차 장정의 목적지인 섬서성 오기진에 도착하였다. 리완빈부자는 서금에서 출발하여 옹근 일년동안 총 2만 5천리의 대장정을 완수하였다. 리완빈은 연도에서 5만여장에 달하는 사진을 찍고 30개 테프에 달하는 동영상을 촬영하였으며 도착하는 곳마다 우전국이나 당지 정부에 들러 도장을 찍어 기념으로 남겼다.

2005년 12월, 리완빈의 아들 리휘는 영광스럽게 중국인민해방군에 입대하였다. 장정의 세례를 받은 리휘는 입대하여 반년도 안되여 집단군으로부터 우수단원으로 표창받고 부반장으로 승급하였으며 일년후에는 중국공산당에 가입하였다. 이는 장정정신의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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