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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상기24]일본인들의 벚꽃놀이

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8-03-29 08:42:14 ] 클릭: [ ]

일본인들의 특유문화 <하나미>(花見)

해마다 2월에 들어서면 일본의 기상청에서는 벚꽃이 피여나는 개화시기에 대해 예상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꽃망울이 지기도 전부터 텔레비죤 뉴스, 특히 천기예보프로에서는 사쿠라전선(前線),사쿠라만개(満開)시기에 대한 예측, 사쿠라명소 등등 화제로 날마다 북적거린다.

봄을 맞는 풍습이기도 한 일본인들의 특유문화 <하나미>(花見)는 해마다 그들이 가장 선호하는 꽃인 벚꽃계절에 이루어진다. 졸업식이 펼쳐지는 시기에 망울이 지고 입학식, 입사식을 맞는 시기에 활짝 피는 벚꽃은 어찌 보면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축복의 꽃이기도 하다.

신기하게 여겼던 일본인들의 하나미문화에 저도 몰래 발을 담그고 있는 외국인들이 요즘 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일찍 1300여년전에 일본 나라(奈良)시대의 귀족들이 중국에서 갓 건너온 매화꽃을 보면서 시와 노래, 춤으로 흥을 돋구었다 하는데 그것이 하나미의 기원으로 된다. 그 후 점차적으로 벚꽃이 매화꽃을 대체하게 되고 몇백년 후 무사( 武士)시대에 들어서면서 무사계급계층에까지 꽃놀이문화가 깊이 침투되였으며 아울러 그 범위가 나날이 확대되였다. 그들의 욕구는 몇그루의 벚꽃으로부터 몇백그루, 몇만그루의 벚꽃나무로 승화를 보였고 따라서 일본땅에 벚꽃나무가 무한정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특정계급의 전통행사였던 귀족들의 꽃구경이 무사들에 의해 전해내려오면서부터 꽃나무아래에서 즐겁게 술을 마시고 흥겹게 이야기를 나누는 구속을 받지 않는 향락의 수단으로, 점차 평백성들이 받아들이기 쉬운 일반인 문화로 발전되여온 것이다.

해마다 기온의 변동으로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개화기와 활짝 피는 만개기가 조금씩 차이를 보이게 된다.

각 지역마다 표본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에서 5,6개의 봉오리가 완전히 꽃을 피운 첫날을 벚꽃의 개화일이라고 하고 표본나무의 80%이상의 봉오리가 완전히 꽃을 피우면 그 날을 만개일이라고 기상청에서 공포하게 된다. 각 지역의 개화일에 대한 예측도 남으로부터 북에로의 순서로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데 지도상에 선으로 이어놓은 그 예측선을 대중매체언어로 ‘사쿠라전선’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벚꽃은 피기 시작해서부터 일주일정도면 모든 봉오리가 활짝 피게 되고 따라서 만개한후 일주일간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내게 된다. 이렇게 두주일만 지나면 벚꽃은 일제히 지기 시작하는데 그 꽃보라를 보면서 다음해를 기약하는 사람들도 있다.

올해 도꾜의 벚꽃개화일은 3월 17일로 기록되였는데 1953년이래 세번째로 빠른 해라고 한다. 작년에 비해 9일간 앞당겨 도꾜지역의 만개일은 3월 24일로 발표되였다.

그런 연고로 지난 3월 24일(토)과 25일(일)은 도꾜지역 하나미의 최고봉이였다.

사실 나처럼 2월말부터 화분증에 시달리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해마다 그러하듯이 이 계절이 그닥 반갑지만은 않다. 눈물 코물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아무때나 밖으로 새여나오고 다른 사람들이 의식하지도 못하는 ‘공기냄새’가 목과 코, 눈과 귀를 자극한다.

될수록이면 바다에 가고 싶고 별을 찾고 싶은 심정이지만 올해의 벚꽃축제의 기분을 잠시만이라도 느끼고 싶은 욕심 또한 버리지 못한 채 안경과 마스크로 완전무장을 한 나는 분위기 채집에 나섰다.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최고봉을 피하여 월요일인 3월 26일에 도꾜의 벚꽃축제명소의 하나인 우에노(上野)공원을 찾았다.

벚꽃이 피여난 공원에서 휴식을 즐기고있는 일본인들

가장 바쁜 월요일인데도 인산인해는 여전했다. 전철역으로부터 공원으로 향하는 길은 어깨와 어깨가 부딪치고 길 바쁜 사람들을 저애할 정도로 긴 행렬이 이어져있었다. 평소에는 1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지만 15분 정도 지나서야 겨우 공원안에 들어설 수 있었다.

여기저기에 깔려있는 파란색 시트들이 눈에 확 들어왔다. 이쁘게 담겨진 하나미벤또에 낮술로 벌써 즐거운 사람들, 벚꽃나무 밑에서 인증샷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 밤사쿠라파티를 위해 자리를 차지하러 온 사람들로 공원은 붐볐다.

벚꽃나무를 감상하며 공원을 산책하는 련인들의 모습들이며 일본인들의 파티모습을 신기하게 구경하는 외국인들이며 인터넷생중계를 하는 젊은 네티즌들의 모습들을 여기저기에서 흔하게 볼수 있었다.

어둠이 깃들기 시작하자 퇴근한 회사원들의 모습들이 하나 둘 늘기 시작하였고 여기저기에서 흥분한 목소리며 구호소리마저도 들려왔다. 입사 1년차의 회사원들이 상사를 모시기에 바쁜 날이기도 하였다.

손에 캔맥주를 들고 걸으면서 마시는 젊은이들, 면목이 있고 없고를 가리지 않고 같이 즐기는 사람들,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사람들, 사쿠라나무밑에 지긋이 누워서 휴식하는 사람들…

참으로 일본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들이다. 이들에게 하나미는 단순한 벚꽃축제가 아니고 피곤한 사회생활, 인간관계에 시달리는 일상에서 해탈하는 한순간인지도 모른다.

해마다 하나미로 인한 사건들도 많지만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연속에 모여 참된 자기 모습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하기에 오래동안을 두고 시들지 않는 문화로 이어지는 벚꽃축제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게다가 요염하고 청아한 여느 꽃보다 화려하고 단아하며 일제히 폈다가 일제히 사라지는 연약하면서도 화애로운 벚꽃이 어쩌면 <혼자>가 아닌 <함께>를 바라는 일본인들의 심리와 비슷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3월 20일, 일본관서대학 미야모토 가츠히로(宮本勝浩)교수가 <하나미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 “일본인의 약 6000만명이 벚꽃축제에 참가하여 교통비, 음식소비를 포함하여 한사람당 4000엔을 소비하고 또 일본방문중의 외국인 361만명이 하루만 벚꽃축제에 참가하여 하루에 1만 6914엔을 소비한다고 하면 대내외적인 지출총액을 3017억 3154만엔으로 예측할수 있으며 거기에 파급효과를 합하면 6517억 4013만엔의 경제적효과를 볼 수 있다”고 산출해냈고 “건설비용 등 경제적효과를 제외한 객(客)적인 효과로만 보면 올림픽을 초과하는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이렇게 일본의 벚꽃은 단지 꽃이 아닌, 꽃답지 않은 ‘숙명’까지 지니고 있다.

/길림신문 일본특파원 리홍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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