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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상기17] 일본인들의 엽서문화

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8-01-05 13:01:22 ] 클릭: [ ]

“올 한해동안 신세가 많았습니다. 래년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새해를 축하합니다. 작년 한해동안 신세가 많았습니다. 올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하루를 사이두고 오가는 인사말들이다. 일본에서 살면서 설을 전후하여 반드시 기억해애 할 긴- 인사말중의 하나, “일본인상기”를 읽어 주시는 분들한테 전하고 싶은 지금 나의 심경이기도 하다.

해마다 1월 1일 아침이면 거의 비슷한 시간에 일본 집집마다의 우체통에는 년하장이 배달된다. 친척친우들은 물론 회사동료들, 그리고 오래동안 인연을 쌓아 온 사람들한테서 날아 온 년하장을 한장한장 읽으면서 새해의 아침을 맞는 것이 이미 오래된 관례로 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1월 7일까지 혹은 1월 15일까지를 설이라고 여기는 일본인들은 예로부터 이 기간에 설인사를 다니는 습관이 있었다. 그리고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분들한테 서신으로 설문안을 전하던 습관이 점차 발전하여 오늘날의 년하장으로 변하여 왔고 최근에는 세뱃돈(お年玉)이 당첨되는 년하장이 해마다 11월쯤이면 발행된다. 12월 25일까지 년하장을 우편국에 투함하면 전국각지의 년하장이 1월 1일 아침에 동시에 배달되게 되여 있다.

일본의 운수업의 전신인 히캬쿠(飛脚) 가 점차 발전하여 19세기중반 이후에 이르러 우편제도가 설립되기 시작하였고 보통사람들도 쉽게 빈번한 서신거래를 할수 있게 되였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우표, 봉투, 서신 등 세가지 역할을 한꺼번에 할수 있는 관제(官制)엽서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후에 사진이거나 명화를 도입한 그림엽서도 류행하기 시작했고 20세기 초반에 이르러서는 자체로 만드는 엽서도 제2중 우편물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무지의 엽서에 자체로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넣어서 정성스럽게 만드는 오리지널 년하장은 일년동안의 새로운 변화를 지인들에게 알리는 하나의 계기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컴퓨터로 주소를 인쇄할수 있는 소프트가 무료로 제공되기에 한장한장 주소를 써야했던 번거로움도 없어졌다.

중학교때 일본어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면서 일본에 있는 동년배와 한동안 서신거래를 한 옛추억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중일문화교류의 일환인 그 활동이 왜서 <서신>이였는지 늘 궁금했었는데 일본에 온 뒤로 편지쓰기를 즐기는 일본인들을 보면서 그 영문을 깨닫게 되였다.

일본인들은 만나면 흔히 “오늘 하늘이 참 맑네요”라던가 “바람이 좀 차갑네요” 등 날씨에 대한 화제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편지도 마찬가지이다. 날씨와 계절에 대한 이야기로 편지가 시작되는데 농경민족이여서 날씨에 민감했던 옛 전통일수도 있다.

아들애가 소학교에 입학한 첫날에 여러 학부모들한테서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고 해마다 어머니날에는 어김었이 아들애한테서 감사의 편지 (소학교 수업내용)를 받았으며 스마트폰이거나 전자메일이 류행하는 요즘도 가끔 날아 오는 지인들의 엽서가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 있다.

일본에는 여름철(暑中見舞い)과 겨울철(寒中見舞い)에 엽서거나 편지로 서로 문안을 전하는 습관이 있다. 그리고 이사를 했을 경우거나 결혼을 했을 경우, 아이가 태여 났을 경우에도 엽서로 소식을 전한다.

반대로 상중(丧中)기간 1년내에는 년하장을 보내지 않는 습관도 있다. 아마도 년하장의 인사말인 <새해를 축하합니다>의 <축하>란 기분이 상중에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일수도 있다.

상중인 경우에는 상대방이 년하장을 보내기전에 미리 <상중결례(喪中欠礼)> 엽서로 집안에 상사가 있었음을 알리고 그해 신년인사를 결례함을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상중결례>엽서를 보내 온 분들한테는 년하장을 보내지 않는것이 일반적인 상식으로 전해져 왔다.

문뜩 떠오르는 일.

몇년전 양력설에 내가 겪은 일이다. 일년에 한번씩 소식을 전하군하던 사이인 일본거주 고향지인에게 설인사로 전화를 걸었댔다. 늘 그러하듯이 일본어로 “새해를 축하합니다”(新年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로 대화를 시작하였는데 “부모님이 돌아 가셔서 그 인사를 못 받습니다”라고 하는 것이였다. 전혀 그런 사정을 몰랐던 나는 그때 그렇게 결례를 범하고 말았다.

‘우리들사이에 그렇게까지?’ 그때의 솔직한 마음이였다. 한편 이왕이면 <상중결례>엽서를 보내야 된다는것까지 알아 두면 좋지 않았을가 싶은 심정도 없지 않아 있었다.

사실 일본인들은 그렇게까지 딱딱하지는 않다. 1월 한달은 거의 “축하합니다”로 인사를 주고 받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 만나는 사람이면 습관적으로 그 말이 튀여 나오는 경우가 있다. 말을 하고 난후에야 “미안, 미안” 할때가 많은데 상중의 분들도 “괜찮아, 괜찮아”로 받아 주군 한다. 모든 상식이 매너일뿐이지 법은 아니니까…

일본의 엽서문화가 스마트폰이거나 전자메일시대에 태여난 젊은 세대들에 의해 희미해지고 있다. 옛날 엽서에 찍혀진 시대와 력사의 기록이 고물로 우리들에게 전해지는 오늘, 년하장에 하나하나 주소를 적으며 ‘삶의 증거’, ‘삶의 흔적’을 남기는 사람냄새 나는 그 풍속이 사라지는 일은 없으리라는 확신이 들기도 한다.

/길림신문 일본특파원 리홍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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